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이 차세대 전기차(EV) 전용 양산 라인으로 전환된다. 현대차는 18일 아산공장 제2생산라인을 EV 전용 플랫폼에 맞춰 개편하는 라인 전환 공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1996년 가동을 시작한 아산공장은 그동안 쏘나타·그랜저 등 내연기관 중형 세단을 주력으로 생산해 왔다.
이번 전환에는 약 1조 2천억 원이 투입되며, 공사가 마무리되는 2027년 하반기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 차종이 양산된다. 전환 후 아산공장의 연간 전기차 생산능력은 약 15만 대 규모로, 기존 내연기관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게 된다.
무엇이 달라지나
새 EV 라인은 기존 라인을 통째로 멈추는 대신 한 개 라인씩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차체·도장·의장 라인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규격에 맞춰 재배치되고, 바닥에 대용량 배터리 팩을 장착하는 공정과 배터리 모듈 입고·검사 공정이 조립 라인에 직접 연결된다. 현대차는 전환 기간에도 고용 인력 약 4천 명의 일자리를 유지하면서 전환 배치와 재교육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은 자동차 한 대를 바꾸는 일이 아니다. 그 한 대를 만들어 온 협력사 수백 곳의 일감과 관계를 통째로 바꾸는 일이다."— 충남자동차산업협회 정OO 본부장
부품 협력사 생태계 재편
가장 큰 파장은 아산·천안 일대에 밀집한 1·2차 부품 협력사들에 미친다. 현대차 아산공장과 거래하는 지역 협력사는 약 230곳으로 추산된다.
- 수요 감소 — 엔진·배기·연료·점화 등 내연기관 전용 부품을 만드는 협력사는 일감이 줄어든다.
- 사업 전환 — 정밀가공·전장·열관리 분야 협력사는 전기차 부품으로 품목을 옮길 여지가 있다.
- 신규 진입 — 배터리 모듈·인버터·구동모터 등 전동화 핵심 부품 기업의 신규 입주 수요가 생긴다.
기대와 우려
아산시는 이번 전환이 도시를 '전기차 양산 거점'으로 끌어올릴 기회로 보고 있다. 시는 협력사 사업전환 자금 지원과 전동화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산학 협력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지역 노동계와 소규모 협력사들은 우려를 감추지 않는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30%가량 적어 전체 부품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 수 있고, 영세 협력사일수록 사업 전환에 필요한 설비 투자와 기술 인력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2차 협력사 대표는 "전환을 못 따라가는 업체는 그대로 도태된다"고 말했다.
향후 일정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제2라인 설비 개편을 마치고, 2027년 상반기 시험생산을 거쳐 하반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아산시와 충청남도는 6월 중 협력사 실태조사를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사업전환 컨설팅과 자금·인력 지원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